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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격적으로 사주일기를 쓰기에 앞서!
가장 큰 운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대운은 그동안 어떻게 흘러왔는지 복기해보고 싶기도 하고,
과거를 복기해야 그것을 참고해 앞으로의 계획도 의미있게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대운부터 복기해 봤다.
결론은, 우연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돌아보니 '운(運)대로 살아왔구나'라는 점이다.
비록 짧은 인생이라 지난 대운이라고 해도 30년 하고도 몇 년 더 보태는 것이지만, 그 당시에는 불안하고 흔들렸던 모든 잔잔한 물결이 뒤돌아서 보니 하나의 물줄기였던 것.
바로 내 사주의 '대운(大運)'이라는 물줄기.
그 전에 먼저 사주원국부터 밝히자면, 경오(庚午)년 병술(丙戌)월 정미(丁未)일 병오(丙午)시이다.
딱 봐도 화력이 엄청난 사주다!(지지는 오술 화국까지...).
그래서 어떤 역술인 분들은 화기운이 너무 강해서 단명할거다, 결혼해도 이혼할거다, 사고가 나기 쉽다, 대인관계에 늘 갈등이 있다 라는 등의 간명을 봐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초반에는 이런 간명을 듣고 충격을 받기도... 이미 망한 성적표를 먼저 받고 살아가야 하는 기분..?)
반면, 또 다른 일부 명리상담 선생님들은 내 사주가 육신으로는 재성이 강한 재격 사주고, 오행적으로도 화행들이 금행으로 에너지가 향해 있어서 오히려 금기운이 훨씬 강한 사주라고도 했다.
(우스개 소린데 최근에 영화 파묘를 보다가 다이묘가 화극금된 상태로 토에 묻혀있었다는 설정을 보고, 화생토 → 토생금 & 화극금으로 이루어진 내 사주랑 같다는 생각을 했다 ㅋㅋㅋ. 영화 보고 나오면서 동생이 계속 나보고 다이묘라고 놀리길래 잘때 축시마다 조심하라고 했다 ㅋㅋㅋㅋ)
물론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진 순탄한 인생을 살아오고 있고, 했던 노력에 비해 많은 것을 받는 삶, 항상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생각보다 편하게 살아온 것 같아서 더 제대로 사주 공부를 해보고 싶어졌다.
악담에 가까운 간명을 들은 것과 다른 인생을 살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내 사주는 좋은 사주일까? 나쁜 사주일까?
아니면 별로 좋지 않은 사주이지만 운이 좋게 흘렀던걸까?
보시다시피 내 대운은 역행이다.
술월 가을생이 순행이었다면 유년기 대운 지지가 해수 → 자수 → 축토로 겨울 방향으로 흘렀을텐데
역행이어서 대운 지지가 유금 → 신금 → 미토로 가을에서 여름으로 흘렀다.
(모르실 분들을 위해 짧은 지식으로 설명하자면,
계절적으로 지지 인묘진은 봄, 사오미는 여름, 신유술은 가을, 해자축은 겨울을 의미한다)
아직 사주를 정확히 몰라서 사주에 따라서는 겨울대운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겨울은 시련과 고난, 사색의 시기여서 겨울대운은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성별에 따라서 여자는 음기운이 좋지 않고, 남자는 음기운일 때가 유리한 편이라는 글들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다행스럽게도 난 대운이 순행이 아닌 역행으로 흘러서 겨울이 아닌 여름으로 흐를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가을 대운은 힘에 부치는 기억들도 좀 있지만, 여름 대운은 확실히 모든 것이 편해지고 환경이 매우 우호적이고, 학교-직장도 내가 생각하는 나의 능력보다 더 좋은 곳에 소속될 수 있었다.
우선 지금까지 살아온 대운은 을유, 갑신, 계미대운이고, 그리고 지금은 임오대운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의 간략한 복기를 해보면!
1. 을유대운 (1-10세, 편인-편재대운)
어릴 때 기억은 희비가 좀 나뉘긴 하는데, 경제적으로는 유복했고 부모님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반면, 부모님 두분은 다툼이 많았다). 전국 각지 좋은 곳에 놀러갔던 추억도 많고, 어딜가나 사랑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을목 편인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인지, 유금 편재 때문에 즐거운 일이 많았던 것인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시기까지는 세상이 핑크빛 :D 이었다.
하지만 이때 부모님 두분의 사이는 그리 좋지 못해서 다툼을 많이 목격했고, 이혼 위기도 꽤 있으셨던 기억이 있다.
대운 자체가 재극인이어서 그랬는지는 공부를 조금 더 해봐야 알 듯?
2. 갑신대운 (11-20세, 정인-정재대운)
몇몇 명리상담샘들이 내 사주원국 자체에는 인성이 없지만(일지 지장간에 편인이 겨우 하나ㅜㅜ),
한창 공부해야 할 유년기, 청소년기에 다행히 인성대운이 들어와서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거라고 했다!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 알겠지만, 실제로도 천간 편인대운까진 그저 동네에서 좀 똘똘한 여자애에 불과했지만, 10대 정인대운에 들어오고부터는 공부에 눈을 떠서 부모님이 시키지 않아도 내 욕심에 공부를 했었다.
(친구들 집에 놀러가면 다른 친구들끼리 노는 동안 난 그 집 책을 다 읽기에 바빴고, 성적이 떨어지는게 싫어서 부족한 과목은 학원을 보내달라고 조르면서 성적을 올리려고 노력했다. ← 이런 승부욕은 사주 원국에 겁재와도 관련있다던데..)
아무튼 실제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중학교에 진학하는 계미세운(편관-식신)부터였는데,
고3이 끝날 때까지 매시험 조금씩이라도 성적을 올려서 수시로 인서울 4년제에 재수없이, 장학생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대입성공도 돌이켜보면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매우 좋은 케이스다. 이건 다음에 '운으로 본 대입성공 스토리'로 따로 포스팅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내 대입 성공은 운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에... )
▶ 을유대운과 갑신대운의 공통점은 천간은 목기운, 지지는 금기운이었다는 점인데, 항목을 나눠 다시 보면,
1) 경제상황 : 을유대운까진 꽤 유복하게 컸는데, 을유대운 말미에 IMF가 터지고 아버지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갑신대운 내내 경제적으로 꽤 힘든 시기를 보냈다.
2) 가정환경 : 을유대운은 다툼과 즐거움이 공존했던 시기라면, 갑신대운은 부모님의 갈등이 심각해 별거를 시작하셨고, 이 시기 엄마의 건강도 매우 좋지 않아 나는 학업과 엄마의 병간호, 집안 살림을 같이 했었다.
(IMF로 집안 경제가 기운 것도 있고, 재극인 대운이었던 점도 부모님 사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나에 대해서는 두 분 다 늘 넘치는 사랑을 주셨다. 그래서 이 시기는 행복과 불행 그 사이였다고 할까?)
3) 학업 : 을유대운까진 어린 아이치곤 한글과 구구단을 빨리 익히는 정도의 똘똘함이었다면, 갑신대운 땐 가정상황에 비해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꽤 모범생으로 지내면서 원하는 학업성적을 얻었던 것 같다.
4) 대인관계 : 을유대운 땐 어른들한테는 이쁨받으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대장놀이 꽤 하면서 정말 내맘대로 살았던 기억이고, 갑신대운 때도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여중, 여고생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두 번의 가을 대운 모두
과정은 녹록치 않았고,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서 대운을 복기하려니 시간이 꽤 걸리네...
여름대운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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